4대 사회보험의 통합문제
4대 사회보험의 통합문제
  • 국토일보
  • 승인 2008.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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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포럼] 노 순 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 / 경영학박사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통합징수하기로 하고 그것을 통할하는 기관으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정하는 ‘사회보험료 부과 등에 관한 법률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징수공단의 역할을 건보공단안에 두기로 지난 4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이미 합의했다.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곧 통합징수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회보험을 징수하는 담당기관이 각기 달라져 건보공단이 ‘건강보험료’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민연금’을, 근로복지공단이 ‘고용 및 산재보험료’를 징수하는 등 담당 정부의 부처도 보건복지가족부와 노동부 등으로 나뉘어 있어 업무중복, 행정력의 거대한 낭비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조율해 온 결과를 존중하기로 하고 각각의 보험료를 통합고지서 한장으로 한꺼번에 징수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한 결과, ‘궁극적으로 통합고지가 맞다’는 것이고 그 절차는 통합징수공단에서 결정할 것이다.


통합에 대한 논의의 시작은 과거 노사정위원회에서 이른바 2:2(건강+연금, 고용+산재)의 통합방안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외환위기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무산되고 새로운 징수방법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4대 보험통합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2006년 9월 ‘빈부격차시정위원회’에서 저소득자 소득보전대책을 수립하면서 소득파악의 추진주체로서 기능을 겸하는 국세청 산하 징수공단 방안이 제시됐다. 그 당시 정치적 이해갈등으로 인해 반대에 부딪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미처리되었다. 그

 

런데 또다른 사회적 요구에 의하여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기금의 효율적 운용논의도 제기됐지만 국민들의 직접적인 관심사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국민연금기금은 현재 적립금이 233조원, 2040년이면 최대 2,500조원에 이를 거대 기금으로 현행법상 기금관리의 주무부서는 보건복지부이고 실제적 운용은 국민연금공단에서 하고 있다.


정부는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화 및 독립기구화를 위해 기금운용전문공사를 설립하고 국민연금법상 기금관련 조항을 폐지해서 보건복지부장관의 기금운용 책임을 삭제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가입자나 수급권자의 권익보다는 거시경제 측면에서의 경제정책, 대규모 공공투자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기금운용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적립금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회보험 징수업무 통합논의가 자칫하면 징수업무만의 통합으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부과와 징수 그리고 보험급여라는 불가분의 업무를 분리하고 더구나 다른 기관이 담당하게 한다면 국민의 불편은 물론 행정낭비가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


과거 일본의 연금가입자 이력에 대한 자료유실이라는 사건이 있는 것처럼 상당한 데이터베이스(Data Base)의 관리도 문제이고 동시에 최종 혜택자인 국민이 4대 보험기관을 오가며 제대로 된 신속한 서비스를 받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사회보험의 종류와 특성상 조화있게 운영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에 속한다.

 

예컨대 장기보험과 단기보험, 적립식과 부과식, 현금급여와 현물급여 등 여러 가지 특성이 다른 업무를 조화롭고 균형있게 추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만약 국민연금공단이 장기보험의 특성상 받게 되는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빌미로 기금에 대한 운용권을 분리하고 공단의 운용을 부실하게 한다면 그 피해의 결과는 국민 즉, 가입자가 입게 되는 것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고 연금제도를 시행한지 50년이 넘는 일본과 같은 선진국도 자영자와 농어민 가입대상자들의 미신고, 보험료 미납, 납부면제자 비율이 엄청나고 그로 인한 폐해가 점차 드러나는 것과 같다.

 

금번에 4대 사회보험의 통합징수 문제가 제기되고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건설업의 4대 사회보험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특히 일용직에 대한 적용문제를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이 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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