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건설기술연구원 권수안 도로연구실장
■기고/한국건설기술연구원 권수안 도로연구실장
  • 국토일보
  • 승인 2011.07.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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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국내 도로 수송분담률 90% 이상 도로산업 도로산업 녹색기술 개발ㆍ정책 시행 시급
신공법 검증ㆍ평가체계 도입...도로시설물 품질제고 강화 필요

해외 국가별 도로사업 수주 전략 마련 글로벌 산업 제고 촉구

저탄소 중온 아스팔트공법 적용...CO2 발생 최소화해야

 

최근 도로교통 산업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왜 그럴까? 무엇을 잘못하였고, 언제부터 그랬을까? 도로 산업이 필요없나? 필요하면, 그럼 향후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등 매우 다양한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아마도 많은 도로 전문가들이 최근 공통된 고민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근무하면서 우리 도로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개인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국내 도로의 상징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부고속도로이며, 70~80년대 우리 나라 경제의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면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기반시설이지만, 지금의 현실은 마치 저탄소 녹색 성장에 저해가되는 시설물로 폄하하는 경향이 비춰져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과연 저탄소 녹색 성장 시대의 저해가 되는 시설물로 비춰지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기존의 거대한 인프라를 활용해서 새로운 저탄소 녹색 성장을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독자들 및 국민들이 판단할 사항이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무역규모 순위는 9위에 해당되며, 경제 규모는 13위에 이르고 있어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있다.

도로 산업도 이에 발맞추어 기술 개발 및 수출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 판단된다.

본 기고에서는 도로 전문가로서 어떤 방향의 도로기술이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포함한 지속 가능한 건설 기술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를 제안하고, 해외 건설에서 우리 건설 기술의 우위를 이끌기 위한 정책 제안을 하고자한다.

도로산업은 현재까지 우리 나라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이끌어온 교통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으로 인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CO2를 발생한다는 이유로 인해 저탄소 녹색 성장 시대에 소외시 되고, SOC 투자 방향에서도 철도 중심으로 변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도로산업에서의 녹색기술 개발 및 정책의 중요성은 어느 SOC 시설보다도 중요하다.

그 이유는 첫째, 아직도 도로가 차지하는 수송분담율은 90% 이상이므로, 교통 수단에서 도로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으며, 둘째, 철도가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측면에서 녹색성장 시대에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운영 및 관리 비용 측면에서 보면 도로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 효과가 떨어진다.

셋째, 교통 부분이 국가 총 에너지 소비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도로 부분이 80%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를 도로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로부분에서는 저탄속 녹색성장 시대에 적합하며, 향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효율적 투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 도시 및 수도권 부분에서 교통 지체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 및 온실가스 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도로 산업 및 기술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 평가 및 검증 실험장 구축, 국가 기준 등이 개선돼야 한다.

인력 양성 측면에서 보면 국내 대학교 중에서 도로를 전공으로 하는 교수가 적다보니, 학생 배출이 매우 미미한 편이다.

대학생이 사회에 처음 접목하였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시설 중에  하나가 도로일 것이다. 그렇지만 도로에 대한 지식이 미미하므로 새롭게 배워야 하나, 사회에서도 도로 공학을 강의하기 위한 교육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현실이다.

매년 너무나 많은 도로시설에 대한 새로운 공법, 신기술, 특허 등이 출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실증 실험장이 없는 현실이다.

현재까지는 외국의 기준을 국내 실정에 맞게 부분적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국내 도로 산업의 규모 및 국가 산업 수준에 비춰보았을 때 시험 주로 등을 포함한 평가 및 검증 실험장이 필요하다.
이를 운영하기 위한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 현장 공무원 및 엔지니어 등은 새로운 기법, 공법 등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므로, 검증 및 평가 체계를 마련함으로 인해 안심하고 품질관리에만 전념하여 성능이 좋은 도로 시설물이 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로는 포장, 교량, 터널, 안전시설 등 종합적인 학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적용되는 시설들의 국가 기준들이 서로 일관성 있고, 수준이 국내 실정에 적합하면서 세계적인 흐름과 유사하게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는 도로의 각 시설들에 대한 국가 기준이 서로 상충되고 개정 시기가 서로 상이함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일부 규정은 해외 기술 수준보다 미진함으로 인해 해외에서 우리 기술자들이 수주 또는 설계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 기준에 대한 통합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기준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들이 수행돼야 할 것이다.

계단을 올라 갈 때에는 첫 발을 내 딛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걸어가야지만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기술의 실용화란 이러한 시도 및 적극적 활성화 의지에 따라 해당 기술의 정착 여부가 결정된다.

건설이라는 항목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매우 폐쇄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그렇지만, 녹색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벽을 깨트려야만 한다.


대표적 녹색 기술은 다음과 같다.

현재 사용중인 가열 아스팔트 포장 공법(HMA, Hot Mix Asphalt)은 생산할 때 온도가 160℃ 내외로 가열함에 따라 많은 양의 CO2가 발생하고, 벙커-C유를 소모한다. 

저탄소 중온 아스팔트 포장 공법 (Warm Mix Asphalt)은 아스팔트 혼합물을 생산할 때 온도를 기존 HMA에 비해 30℃저감시킴으로써, 약 30%의 CO2 발생량 저감 및 벙커-C유 사용량을 절감을 유도할 수 있는 기법이다.

도로는 국토 면적의 1.04%를 차지할 뿐 아니라, 반복적인 차량 하중의 통행으로 인한 막대한 양의 에너지 창출을 하는 시설물이다.

 또한 도로 주변의 유휴지가 많으므로 이를 이용한 에너지 창출로 인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 기술 개발 및 검증이 시급하다.

도로의 지정체로 인해 발생하는 CO2 및 에너지 소비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막대하므로, 지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첨단도로교통시스템(ITS) 등과 같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운영 기술도로 운영 기법이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15위권에 들어가는 경제력을 갖춘 것처럼 도로 산업도 해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해외는 선진국부터 시작해서 후진국까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므로, 해당 국가별로 도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해당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국내 도로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였다.

도로 산업의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해 도로기술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정책 및 제도가 뒷받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계약제도의 개선, 품질관리 체계 개선 등이 있다.

따라서 정책 및 제도가 병행해서 기술이 나아간다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도로 산업이 첨단을 달릴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