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명차 시승기 / 인피니티 EX35
명품.명차 시승기 / 인피니티 EX35
  • 안상석 기자
  • 승인 2008.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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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EX35' SUV 편견 깨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작은 거은

SUV 휘발유차 시대 개막… 크로스오버카 도약

 

인피니티측은 여성이 타기 좋은 차라고 소개하며, 성능보다는 편안한 옵션에 초점을 맞춘듯 했으나, 시승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 기본에 충실한 작은거인이었다.

'높이가 높은 차는 내 스타일의 차가 아니다!'를 외치는 운전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날렵한 세단을 연상시키는 인피니티 EX35.

 

사실 차는 낮아야 제 맛? 필자도 도로와 밀착해서 달리는 느낌을 선호해왔다. 차체가 낮을 수록 균형있는 안정된 주행에 도움이 되고, 스타일도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포츠카의 성능, 세단의 편안함, SUV의 실용성까지 두루 갖춘 EX35를 시승하면서 이러한 느낌은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 이상 SUV는 디젤차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디젤의 연료가 되는 경유값 인상으로 SUV도 휘발유차를 생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도 앞다투어 휘발유용 SUV를 선보이고 있는데, 수입차는 휘발유용 SUV를 판매하고 있었다. 사실 SUV를 타면서 휘발유를 넣는다는 것이 국내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SUV는 디젤이다라는 등식이 바뀐 것처럼 SUV도 진화하고 있다. 기존 SUV에 세단과 스포츠카의 개념이 혼합된 크로스오버카가 대세다.

 

이 트랜드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델이 탄생했으니 바로 인피니티 EX35.

 

■날렵한 세단의 스타일

 

스타일은 큰 키의 마른 몸매가 아닌 적당한 키에 탄력있는 글래머 몸매를 갖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닮았다.

SUV의 껑충한 모습이 아닌 스포츠카와 세단의 느낌을 접목한 스타일이다. 크기는 인피니티의 SUV 모델인 FX를 축소해놓은, 또한 스포츠 세단인 G를 불려놓은 모습이다.

 

앞모습은 날렵한 L자형 헤드램프와 스포츠카를 보는 듯한 긴 후드라인과 그릴로 처리됐는데, 인피니티 모든 라인업의 그것과 동일해 패밀리룩을 지향하고 있다.

 

앞모습과 옆모습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기존 SUV의 투박한 선을 이용한 스타일이 아닌 선을 이용한 부드러운 처리가 인상적이다. 이는 인피티니의 철학을 나타내는 부분이기도 한데,동양의 美인 선을 이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뒷모습은 단아하고 다부진 인상이다. 테일램프와 트렁크를 따라 시선을 내리면 듀얼 머플러가 짱짱하게 자리하고 있다.

차체 윗부분의 돌출형 안테나는 조금 격이 떨어지는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트랜드인 샤크 안테나를 올려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EX35의 차고는 1600mm로 G35 세단의 1455mm, M이 1510mm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 차를 타고 내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차체가 낮아 구부려야하는 차보다 훨씬 편안한 탑승동작을 보장해준다. SUV와 같은 높은 차들을 탈때는 여성운전자가 치마를 입고 차를 타고 내리는 경우 외에도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많다.

 

실내에 앉아있으면 조금 높은 G35를 타고 있는 듯한 익숙한 느낌이다. 뒷좌석은 탑승자에 따라 조금 답답해할 수도 있는 크기지만 그렇다고 좁은 정도는 아니다.

 

블루조명의 클러스터(계기판) 분위기를 포함해 세련되고 간결한 인테리어는 인피니티만의 자랑이다. 게다가 이번 EX35 부터는 모니터를 통해 차량 주변 전체를 둘어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 관심을 모았다.

 

■다양한 첨단 사양

 

전방, 후방 카메라만으론 부족해 세계 최초로 적용되고 인피니티를 생산하는 닛산이 개발해 특허를 가진 '어라운드 뷰 시스템'은 차의 앞뒤, 좌우, 사이드미러 밑에 와이드 카메라를 각각 1개씩 총 4개를 달아 차의 앞뒤와 양 옆의 360도 상황을 볼 수 있다.

 

마치 차의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주차상태에서 속도를 조금 내면 모니터가 꺼지는 부분이 아쉬웠다. 하지만 주차시 혹은 출발 전에 차량 주변을 살피는데는 아주 큰 도움이 되었고, 특히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커브길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모니터로 비춰주어 안전하게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했다.

 

다른 차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탐이 나는 첨단사양이었다. 다른 인피니티 모델에라도 먼저 적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밖에도 다른 인피니티 모델에도 적용된 인텔리전트 키를 가진 운전자가 차 반경 1m 이내로 접근하면 운전석쪽 사이드미러 하단에 있는 작은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는 웰컴 라이팅 시스템, 운전자가 보다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운전대와 좌석 위치가 자동 조절되는 이지 엔트리 시스템, 운전자가 시트 위치를 바꾸면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미러 위치도 함께 조절되는 인텔리전트 포지셔닝 시스템 등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그 밖에 듀얼 에어백, 앞좌석 보조 사이드 에어백, 앞, 뒷좌석 탑승자의 머리보호를 위한 루프 커튼형 에어백 등을 갖췄다.

 

■스포츠카 못지 않은 성능

 

앞에서 작은거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운전을 하는 동안 SUV를 타고 있다는 느낌은 잊게된다. 마치 스포츠 세단을 몰고 있는 느낌이다.

 

브레이크 패달을 밟고 버튼식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가속 패달을 밟으면 차는 부드럽고 힘있게 치고나간다. 패달의 응답성은 적당히 묵직하면서 힘을 전달한다.

 

직선 코스에서 시속 180KM 까지 무리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차체 무게 탓인지 302마력의 힘이 무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사실 EX35가 진가를 발휘할때는 낮은 차체로 코너를 돌아나갈때다. 일반 SUV에 비교할 수 없게 안정적이고 빠르게 빠져나간다. 서스펜션은 앞바퀴의 경우 경량의 고강도 더블 위시본을, 뒷바퀴는 독립형 멀티링크를 적용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잡아주는 승차감은 나무랄대가 없다. 핸들링과 타이어 그립감도 훌륭했다.

 

V6 3498cc 엔진에 302마력을 내는 EX35.

여기에 도로상황에 따라 앞뒷바퀴 사이에서 균형을 50대 50까지 배분하는 지능형 4륜구동 시스템인 상시 4륜구동을 적용했다. 차체자세제어 시스템(VDC)과, 갑작스러운 기어변속을 방지하고 지형에 따라 엔진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어댑티브 시프트 컨트롤(ASC)도 적용했다. 변속기는 스포츠모드가 가능한 5단 자동이며, 패들시프트 기능은 없다.

 

■총평

 

세단? SUV? 여기에 스포츠카의 혈통을 이은 EX35.

 

편안하고, 실용적이고, 성능도 포기할 수 없는 운전자에게 더 이상의 차는 없을 것 같다.

 

SUV의 편견을 깬 EX35야 말로 올 여름 휴가는 물론 레저생활과 함께할 수 있는, 그리고 평소 도심 주행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팔색조 같은 베스트셀링 모델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