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공공사업 CM입찰 현주소
[논단] 공공사업 CM입찰 현주소
  • 국토일보
  • 승인 2011.06.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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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간삼건축 부사장

‘부사장님, 이번엔 가 주셔야 겠는데요.’
‘꼭 이래야 하나?’
‘다른회사도 그러니 우리도 경쟁차원에서 해야 합니다.’
‘알았네’
졸지에 컴퓨터 오퍼레이터로 전락되는 순간이다.

교수님들의 얼굴을 많이 아는 각사의 CM본부장들이 조금이라도 점수에 도움에 될까싶어 비상주라는 자격을 가지고 TP발표장에 들어서고 있다. 정말 비상주요원으로서 역할을 할지는 차후 문제이다.

몇 해 전부터인가 CM업계에서도 설계현상이나 턴키 때나 보았던 일명 찌라시를 만들고 있다.

어떻게 하든지 사전에 찾아뵌 심의위원대상 교수님들에게 자사단장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단장의 얼굴사진과 경력을 넣고 컨소시움사들의 명단을 밝혀 조금이라도 점수를 얻고자 안간힘을 쓴다.

찌라시 내용을 보면 제안서내용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느낌이다.

처음엔 몇몇 회사만 만들어 돌리더니 이젠 너나 나나 모두 돌리고 있다. 남들 다하는 데 안하면 성의없다는 소리 들을까 봐서다.

조달청 CM용역의 경우 제안서와 TP내용이 정말 좋아서 좋은 점수를 얻었는 지에는 의구심이 있다.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이른바 올인하는 프로젝트에는 제안서 편집과 TP작성을 전문회사에게 외주를 주어 처리하는데 CM사들 입장에서는 수천만원의 외주비용과 영업비용을 분담하기위해 타사와 컨소시움을 만들어 입찰에 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솔직히 답답하다.

모 CM사는 단장들의 발표교육을 위해 웅변학원에 보냈었다고 한다.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말도 잘하고 TP를 잘하는 단장이 일도 잘한다고 믿는 심의위원님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앞서 잠시 거론 했지만 컨소시움이 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함에 있어서 정말 시너지효과가 극대화 될까?

현실적으론 일단 수주가 되면 주관사외엔 아무도 신경을 안쓰는 것이 대다수 이다. 이유는 주관사 소속의 단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지만 정말 그런 이유일까?

그러나 수주를 위한 영업에는 심의위원대상 교수님들을 찾아뵙기 위해서라도 컨소시움 구성이 도움 된다는 인식에는 맞다고 생각한다. 찾아뵌다고 무작정 도와주실 교수님들이 아니지만 업자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이것이 우리나라 CM 컨소시움의 현실인 것을 조달청 관계자들은 알고 있을까?

수주,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의 여러 사안을 보면 점점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실제 입찰내용을 보면 더 한심하다.

민간CM의 최저가입찰일 경우 관리비는 고사하고 정말 인건비나 건질 수 있을까하는 낙찰금액이 난무한다.

제살 깍아먹기를 하고 있음에도 ‘전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략이나 정말 있는 것 일까?
진정한 CM발전을 위해 조달청관계자에게 두가지 건의를 하고자 한다.

첫째, 제안서는 좀 더 규제를 해 그림과 사진자료(회사를 알릴 수 있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글씨체는 통일된 체로 하여 각종 표식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제안서의 디자인 편집보다는 제안서 내용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TP는 아예 없애고(이미 오전에 심의위원님들이 충분히 제안서를 보셨으니), 대신 그 시간(2~30분)에 단장 심층면접을 통해서 단장의 능력을 검증했으면 한다.

상기 두 항목에 대해선 많은 CM사 중역들이 찬성하는 내용이니 조달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