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설산업 어디로 가고 있나!
대한민국 건설산업 어디로 가고 있나!
  • 국토일보
  • 승인 2008.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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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진 상 화 현대건설(주) 기획총괄팀장

  새정부 들어 건설산업의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화에 대한 화두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건설산업의 글로벌 스탠다드화, 국제화, 그리고 선진화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정부?학계?업계를 중심으로 줄곧 주창되어온 것을 보면 아직도 건설산업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기본개념 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든다.


최근에도 선진화 또는 비젼이라는 단어를 붙여 각종 포럼과 위원회가 구성되어 밤낮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듯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거창했던 취지는 온데 간데 없이 주무 연구자에 의한 보고서 하나 토론회에 상재되고 나면 그만이고, 그간의 그들만의 얼굴 알리기와 친목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보니 마치 축제 후의 썰렁한 무도장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이러한 용두사미식 결론의 근본 원인은, 정책참여자들이 건설산업에 대한 진정한 발전에 관심을 두고있기 보다는 마지못해 하는 연구실적 쌓기와 함께 어떻게 하면 제한된 공사물량을 각자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말썽없이 나누어줄 수 있을까 하는 보신주의적 사고와 건설산업을 글로벌화 하고자 하는 투철하고 진솔한 책임의식 결여 때문이라 하겠다.


그결과 해외 및 국내 민간공사 입찰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시장경쟁의 원리에 맞는 입낙찰방식이 공공부문에서는 단순 평균적 정의에 기초한 나눠먹기식으로 건설정책이 운용됨으로써, 최저가 입찰마저도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운찰방식으로 낙찰자가 선정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견실한 중소건설업체는 자기도 모르게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더욱이 최저가 낙찰제와 최고가치방식을 왜곡하여 혼란스럽게 한다든지, 일괄입찰의 개념을 몰각하고 무조건 설계비중이 강화되어야 하고 설계보상비를 확대해야 한다든지, 그리고 정부예산 절감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규제강화를 통한 정부권한 확대를 꾀하는 등 건설정책의 바른 길을 훼방하는 일부 지각없는 건설관계자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우리 건설산업의 앞날은 그저 암울할 따름이다.


따라서, 발주단계에서는 발주공사 및 수요처의 특성에 따라 일괄입찰 또는 최저가방식 등 다양한 낙찰자 선정방식이 자유롭게 선택되어 적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괄입찰공사의 경우로써 특별히 기술경쟁력이 요구되는 공사의 경우에는 기술변별력을 과감히 확대해야 할 것이나 기술난이도가 보다 열위인 공사의 경우에는 설계보상비 지급을 제한하고 기술적합방식 등 다양한 일괄입찰방식이이 선택되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최저가공사의 경우에는 순수내역입찰 및 대안제시 허용 등 책임내역입찰방식을 적극 시행하고 소모적 저가심의는 폐지해야 할 것이다.


시공단계에서는 발주관서의 감리?감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그 방식은 단순히 하도급 미통보 등 행정적.절차적 감독업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기술적인 공사내실화에 촛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부실 및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가설공사의 설계 및 시공에 대한 체계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 밖에 잘못 평가, 운용되고 있는 고비용?저효율의 시공능력 평가제도를 실적?기술?경영?신인도 등 각 분야별 현황을 있는 그대로 각각 공시하여 저비용?고효율이 달성되도록 하고, 일반건설업체간 자유로운 하도급을 허용하는 등 생산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하며, 각종 처벌 및 규제 중심의 건설정책을 지양하고 건설진흥방식으로 건설제도를 선진화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건설산업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학계?업계 모두가 진실되고 정직한 마음을 갖고 사심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건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함께 노력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