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 환경사업 ‘웃고’ 아파트사업 ‘울었다’
극동건설, 환경사업 ‘웃고’ 아파트사업 ‘울었다’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1.04.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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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환경사업팀 뒷풀이 파티에 송 회장 깜짝 방문

지난 2007년 6월 시장가보다 무려 2,000억원 이상 웃돈을 주고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이 환경플랜트 사업에서는 ‘웃고’, 아파트 사업에서는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동건설은 지난달 말 300억원 규모의 ‘아산시 도고·선장 공공하수처리시설’ 턴키공사를 수주했다.

극동건설이 주관사로 계룡과 태영건설이 뭉친 극동컨소시엄이 동부건설컨소시엄을 제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환경플랜트 사업실적이 열세였던 극동건설이 수주한 부분에 대해 상당한 놀라움을 나타냈지만, 그 이면을 보면 극동건설의 물환경사업팀 멤버들은 수처리 업계에서는 베테랑으로 잘 알려진 팀원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중반이후 물사업 분야 경력직 핵심멤버 3명을 전격 영입한 뒤 블루골드로 부상하는 수처리시장의 본격 공략을 위해 웅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사업공조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TGR(PT.Tirta Gemah Ripah)사와 총 사업비 500억원을 투입해 민간투자사업(BOT)방식으로 취·정수시설을 짓고 30년간 독점 운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해외 상수도사업 진출 발판도 구축한 바 있다.

특히, 아산 도고·선장 하수처리장 턴키수주를 자축하는 물환경사업팀의 뒷풀이 파티가 있던 밤늦은 시각에 송인회 회장이 깜짝 방문해 크게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제2 도약을 꾀하기 위해 극동건설을 전격 인수한 웅진그룹은 인수 당시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이 크게 침체됨에 따라 극동건설 인수는 ‘약’이 아닌 ‘독’으로 작용해 오며 건설사를 인수한 부담이 적잖을수 밖에 없었다.

미분양 적체와 고금리의 PF이자 부담은 극동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계속 압박해 왔고, 더욱이 지난달 말 대규모 세대로 분양한 파주 극동스타클래스는 1,006가구 분양에 불과 단 1곳만 성사됐다.

그룹 윤석금 회장은 야심있게 극동건설을 인수한 뒤 3년 동안 줄 곳 아파트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상당한 고심을 했을 것이고, 그룹 회장으로서의 체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작년 중반 이후 수처리 업계의 이른바 정통 선수(?)들을 스카웃 한 뒤 ‘수처리플랜트 사업 공략’의 도전장을 내밀었고, 불리한 여건에서도 단 시간에 주간사로 수주한 첫 번째 턴키사업의 결실을 내놓아 윤 회장의 위신을 바짝 세워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수처리 사업이 의외의 선전과 신규시장 확대 가능성을 확인한 윤 회장이 심내가 고무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고·선장 하수처리장 턴키수주를 계기로 환경사업에 가속을 단 극동건설은 하반기에는 동남아 대규모 수처리 프로젝트 수주 공략으로 체제를 전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