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사의 현장을 가다] 쌍용건설 싱가포르 프로젝트
[대역사의 현장을 가다] 쌍용건설 싱가포르 프로젝트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1.03.27 2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고 토목기술로 싱가포르 인프라 건설한다

금융과 관광, 의료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육상교육청(Land Transport Authority) 주도로 2020년까지 400억 달러를 투입해 도로, 지하철 등 인프라 시설을 확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싱가포르가 쌍용건설과 그 기술력에 열광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의 무른 지반을 뚫고 바다 속 도로를 만드는가 하면, 도심을 가로지르는 운하를 이전시키고 그 아래로 지하철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건설을 견제하기 위해 부문별 최강자로 구성된 다국적 컨소시엄까지 나섰지만 쌍용은 여전히 싱가포르의 초대형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독식하며 세계 최고의 토목시공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본보는 쌍용건설의 시공기술이 총망라된 싱가포르의 마리나 해안지하고속도로와 도심지하철 2단계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싱가로프 마리나 해안지하고속도로 482공구 현장.

 

마리나 해안지하고속도로 482공구

마리나베이 핵심시설 ‘해안지하고속도로’ 사업 수행

m당 공사비 8억2천만원, 명품 고속도로 만들기 한창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의 새로운 거점이 될 마리나베이에서 교통난을 해소하고 싱가포르 도심과 신규 주거지, 국제공항 등의 기반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마리나 해안지하고속도로의 핵심구간을 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육상교육청(LTA)이 발주한 이 공사는 2020년까지 400억 달러를 투입해 도로, 지하철 등 인프라 시설을 확충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이 공사는 마리나베이 남쪽 매립지를 중심으로 동쪽의 KPE, ECP와 서쪽의 AYE까지 총 5km구간에 왕복 10차선으로 건설되는 지하고속도로다.

이중 쌍용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482공구는 1km에 불과하다. 반면 공사비는 6억3,300만 달러(약 8,200억원)에 달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6개 공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m당 공사비 8억2,000만원은 국내 최고인 성남판교지구 8차선 지하도로의 1m당 공사비 7,200만원 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싸다.

이처럼 공사비가 비싼 이유는 불안정한 매립지 지하에 최고 난이도의 각종 최첨단 공법을 사용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기술력 값인 셈이다.

쌍용건설은 먼저 바다 속 공사구간을 확보하기 위해 항만에서 사용되는 직경 1.4m 두께 19mm의 ‘파이프 파일’ 1,200개를 공사구간 양쪽에 설치하고, 그라우팅 공법을 통해 파이프 파일의 틈새를 막아 물을 차단한다.

이와 동시에 지하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는 무려 27만톤의 시멘트를 주입해 연약한 점토층과 혼합, 10m 두께의 지반 개량층을 조성한다. 지하로 시멘트를 고압 분사하는 JGP(Jet Grouting Pile) 공법이 사용된다.

이후에는 지하구조물의 기초를 보강하고 외부에서 작용하는 상승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어드 파일’을 설치한다. 보어드 파일은 직경 2m, 최대 길이 80m에 달하는 것으로 이 공구 1km 구간에 총 1,300여기가 설치된다.

이 공정을 통해 연약한 지반에 거대한 구조물을 시공하기 위한 지반강화작업이 마무리 되는 것이다.

지반강화작업이 마무리되면 지하구조물 설치를 위한 굴착작업과 버팀보 작업이 진행된다. 지하 구조체 위의 흙을 굴착해 내려가면서 파이프 파일의 벽체 변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2중, 3중의 H빔 버팀보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비로소 향후 건설될 지하철 구조물과 왕복 10차선 도로가 들어설 구조물이 차례로 시공된다.

끝으로 되메우기 작업과 지상복개작업, 기존 파일 제거작업 등이 이뤄지면 쌍용건설의 고난이도 설계와 최첨단 공법이 만들어낸 마리나 해안지하고속도로 482공구가 완성된다.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2단계 921공구 현장.

 

도심지하철 2단계 921공구

1km 건설비 7천억원… 국제입찰경쟁서 우위확보

최고 난이도 구간… 지하철 건설 공법 총 집합  

싱가포르는 금융과 관광, 의료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심 체증을 해소하고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규모 도심지하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MRT 노선을 확충하는 도심지하철 프로젝트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총 연장 40km가 3단계로 개발된다.

이중 싱가포르의 남북을 관통하는 2단계 구간은 부킷티마 로드와 함께 싱가포르의 중심 교통축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쌍용건설이 담당하는 로처역에서 리틀인디아역까지 1.065km 921공구는 도심지하철 2단계 10개 공구 중 가장 짧은 구간이다. 그러나 왕복 10차선 도로와 폭 25m의 로처 운하를 지상에 둔 상태에서 지하철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최고난이도 현장이다.

여기에 2개의 역사와 지하철 구간 터널은 물론 향후 들어설 12차선 규모의 지하차도를 위한 167m 길이의 박스형 터널구조체까지 건설해야 한다.

쌍용건설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단일 공구에서는 이례적으로 NATM, TBM, Open Cut 등 모든 지하철 공법을 적용했다.

또한 연약지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공사구간을 가로지르는 로처 운하를 북쪽으로 영구 이설하는 방안까지 제안해 공사비를 당초보다 1억 달러 이상 증액하면서도 수주에 성공했다.

도심지하철 2단계 921공구의 지반은 성인 한사람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연약한 해상점토층과 집채만한 바위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FCBB층, 여기에 오래된 퇴적층인 OA층과 퇴적암, 풍화토로 구성된 JF층 등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반에 지하철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교한 지반강화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쌍용건설은 1km의 지하철 터널을 만들기 위해 지반 구조와 주변 여건에 맞춰 공사구간을 3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에 최적화된 터널 공법을 적용했다.

North-East Line의 3.5m 아래에 위치한 리틀인디아역 쪽 58m 구간은 발파대신 굴착하는 NATM공법을, 이후 로처역까지 340m 구간과 2개의 역사에는 흙막이 공사를 병행해 지상에서부터 굴착해 들어가는 Open Cut 공법을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로처역과 연결되는 293m 구간은 굴착과 지반안정처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실드 TBM 공법으로 시공한다.

쌍용건설이 혼신의 공법으로 시공하는 도심지하철 921공구는 총 공사비 5억5,300만 달러가 투입되며 82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2016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