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방시설 제품 검사가 까다로워야 하는 이유
[기고]소방시설 제품 검사가 까다로워야 하는 이유
  • 국토일보
  • 승인 2011.03.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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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 차장 이기환

최근 소방행정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건축물이 고층화, 심층화되고 그 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서 기존 소방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방시설의 도입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소방시설은 기존의 제품에 대한 기준을 벗어나 보다 높은 수준의 정밀성, 정확성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의 소방안전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IT 분야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소방시설 기술의 발전과 기능의 다양화에 따라 국제적 안전기준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방시설 관련제품들은 환경, 전기, 통신 등의 관련된 국내ㆍ외 규정에서 정하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도 고려하여야 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계기로 고층건물 화재진압을 위해 물대포(Water Gun)가 장착된 헬리콥터, 고층용 사다리차 등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고층 또는 초고층 건물의 화재를 대비해 고효율의 소방펌프, 고층용 피난기구, 첨단 경보장치 등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소방환경의 변화와 소방산업과의 관계를 잘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소방산업체들을 자극해 최근에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돼 제도권에 도입됐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눈에 띄는 제품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친환경ㆍ고효율 소화설비이다.

고체에어로졸 소화기는 기존 할로겐계 소화약제의 환경파괴문제, 수계소화설비의 제한성 등을 보완할 수 있는 가스계소화설비와 수계소화설비의 중간 형태의 소화설비이다.

미분무소화설비는  물방울의 액적비율의 99 %가 직경 1,000 ㎛ 미만으로 미세하게 분무되게 해 직접 물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손피해, 감전위험 등을 보완하고 소화 성능을 극대화하는 소화설비이다.

축공기포 소화설비는 포수용액에 강제적으로 공기를 압입해 발포함으로써 표면적을 증가시켜 소화 효율을 크게 높인 소화설비이다. 

부압식 스프링클러 소화설비는 기존의 스프링클러의 단점을 보완해 2차측 배관을 감압시켜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도록 하는 설비이다.

둘째, 신개념 피난기구이다.

하향식 피난사다리는  대피공간 내에 설치하는 해치에 피난 사다리를 장착하여 해치를 열면서 자동으로 피난사다리가 설치되게 하는 대피설비이다.

복원식 완강판 피난장치는  대피공간 내에서 무동력으로 아래층까지 용이하게 대피가 가능한 장치이다.

이러한 소방제품들이 타 분야의 제품들과는 다르게 제품의 제조, 판매, 설치에 있어서 다소 복잡한 절차들을 거치게 되는 것은 이들이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소방시설이 법적으로 사용을 승인 받기 위해서는 관계 전문가들의 심의와 객관적인 성능시험과 검증을 통과한 후에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서 비로소 도입될 수 있다. 

이러한 심사 절차들은 신규 소방제품의 신속한 시장진입에 어려움으로 작용해 곧 잘 규제완화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하고 있으나 소방시설 설치의 목적을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절차이다.

사람을 살리려는 제품이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