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술표준이 국가경쟁력이다 ③
<기획> 기술표준이 국가경쟁력이다 ③
  • 강완협 기자
  • 승인 2008.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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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표준원 기계건설표준과

표준화, 건설산업 기술발전 한 몫 '톡톡'

 

에너지 절감, 쾌적한 주거 환경 등 표준화 정책 수립…국가경쟁력 확보

건설안전, 지능형 건물 등 기술표준 수요 증가…표준 중요성 점차 확대

 

1990년대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G사는 자동차 판매 40% 하락, 매일 5000만 달러씩 쌓여가는 적자로 파산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이러한 G사를 다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회생시킨 것이 바로 표준화였다. 공장의 금형을 표준화하고 프레스라인도 줄였다. 생산라인도 표준화래 1개 공장에서 2~3개 모델이 동시에 생산되도록 했다. 그 결과 연간 40억 달러를 절감해 적자 1년 반 만에 흑자로 반전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표준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

 

이번호에는 지난호에 이어 '글로벌 스탠다드 코리아-기술표준이 국가경쟁력이다' 세 번째 시리즈로 우리나라 건설기계 분야의 국가표준을 총괄하는 '기술표준원 기계건설표준과' 편을 마련했다.

 

 

기술표준원 기계건설표준과는 11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산업기계, 농업기계, 건설기계, 유공압기기, 금형, 공구 등의 전통적인 기계 산업 분야와 산업자동화, 반도체장비, 로봇 등의 신성장 기계 산업 분야의 표준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토목, 건축 등의 건설 산업 전 분야의 표준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기계건설표준과에서 맡고 있는 한국산업규격(KS)는 기계분야의 표준 2,755종, 콘크리트 등의 건자재, 건축물 등 건설분야 표준 840종 등 총 3,595종이다.

 

이 과에서는 기계분야의 신성장산업인 로봇, 반도체장비 분야의 국가표준을 확대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원 재활용, 에너지 절감 및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한 표준화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건물은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적용된다. 건물을 건립하는데 사용되는 제품들의 대부분은 표준을 따르고 있다.

 

건축재료, 설계, 설비, 배관, 조명 등 표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이 없다. 이용자의 안전, 환경 등의 다양한 이유로 표준이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지는 점과 유지 보수 관점에서 볼 때 건물에서의 표준의 중요성은 다른 분야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건설공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도서 및 각종 표준시방서, 공사시방서 등에는 수많은 KS규격을 인용하거나 직접 적용하고 있어 기술표준이 핵심적인 역할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안전 및 환경, 지능형 건축물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표준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표준의 발굴을 통해 건설산업의 기술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 기계건설표준과 김익수 과장

 

"우리 기술 국제표준 채택 총력 추진"

 

원자재난 해소위해 순환골재, 산업부산물 등 KS규격 개발 보급

표준이 무역장벽, 국내업계 표준화 지원 통해 수출 활성화 기여

 

- 원자재난으로 건설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표준화 정책이 있다면.

▲ 원자재난은 크게 가격상승에 따른 구입난과 공급부족에 따른 구입난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최근 국제유가 및 철강제품의 가격상승은 예상을 뛰어 넘는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건설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자재구입이 어려울 경우 건설산업의 부실이 우려되고 있고 값싼 제품의 사용이 예상되므로 우리 원에서는 원자재 생산업체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건설자재의 품질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KS인증업체의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기술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기술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골재의 공급이 불안정해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레미콘 등 공급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골재채취에 따른 인․허가가 지연됨에 따라 저급골재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 원에서는 골재 공급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순환골재, 바텀애시 골재, 슬래그골재 등을 건설공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KS규격을 개발, 보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산업부산물을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신규 규격을 개발할 계획이다.

 

- 요즘 지능형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와 관련된 표준화 활동은.

▲지능형빌딩이란 건물환경, 정보통신, 건물자동화 등을 위한 각종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쾌적하고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건물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능형 빌딩을 위해 현재 건물환경, 건물자동화 분야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건물환경 표준화는 쾌적한 업무환경 기준 마련을 위해 열, 공기, 빛 등 건물환경 요소에 대한 성능평가 방법 등의 표준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열환경의 표준화를 통해 건물의 단열성능 향상, 효율적 냉난방 시스템 도입 등 건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자동화를 위해서는 공기조화, 조명, 전력, 방범 등에 적용된 자동화 시스템을 감시하고 제어하는 통신망이 필요하다. 이러한 건물자동화를 위한 통신망의 표준화와 표준에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하는데 필요한 표준을 개발할 계획이다.

 

- 한국 온돌이 최근 국제표준으로 제안됐는데, 어떠한 계기로 이를 제안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2000년 이상 우리민족의 난방 수단이었던 온돌의 쾌적하고 에너지 절약적인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온돌의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방법이나 기준이 없어, 통일된 표준 없이 온돌을 설계, 시공, 관리해왔다. 그래서 최근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온돌의 성능을 규정하고, 표준화된 설계기법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리고 그 동안의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ISO 기술위원회에 온돌시스템의 국제표준화를 제안했고, 투표를 통해 올해 3월 그 제안이 통과됐다. 현재 우리나라 주도로 국제표준안을 작성하고 있으며, 국제표준 제정 절차에 따라 빠르면 2010년 말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계획이다.

온돌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이 제정될 경우 세계 온돌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보일러, 온돌 시공 업체 등의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표준화에 의한 세계시장 확대의 예로, 작년 1월 온돌파이프 국제표준 제정을 들 수 있다. 업계보고에 따르면 작년 1월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이 약 70%(300억) 증가됐고 유럽으로의 수출이(4000톤, 20억) 시작됐다고 한다. 또 그동안 열세였던 일본시장에도 수출의 물꼬가 트이고 있으며, 미국시장 진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고 하니 국제표준에 의한 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 토목, 건축공사에 사용되는 건설기계 분야의 표준화 현황과 올해 중점 추진 분야는.

▲최근 공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디젤기관을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설기계의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건설기계, 농기계, 산업기계 등의 디젤기관에 대한 배기가스의 규제 기준으로 미국 환경보호청의 EPA기준과 유럽연합 기준이 있다. 따라서 건설기계, 농기계 등과 디젤기관을 장착한 차량을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배기가스의 질소화합물, 일산화탄소, 매연 등에 대한 저감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건설 현장의 작업자 안전을 위한 표준화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용 크레인 관련 기술과 표준화 동향을 국내에 전파하기 위해 '한․중․일 아시아 크레인 안전심포지엄'을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전시장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자국의 최신 크레인 안전기술과 표준 등에 대해 발표를 할 예정이다.

 

- FTA에 따른 글로벌화에 대한 대비는?

▲국제표준은 국가간 기술장벽을 제거하고 무역을 촉진하는데 활용되고 있어, 표준이 무역장벽의 판단기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관련 산업 분야의 제품 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정보화를 위한 데이터 모델, 건축 환경, 콘크리트 균열의 유지보수 방법 등의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반영하는 것과 더불어, 외국의 기술 규제를 전파하고 국내 업계의 대응을 위한 표준화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kwh@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