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년 칼럼] 建技院, 전문가에게 맡겨라
[김광년 칼럼] 建技院, 전문가에게 맡겨라
  • 국토일보
  • 승인 2008.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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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편집국장

  국내 건설산업 대표적 국책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개월 째 원장 자리가 공석으로 대행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야 새 원장을 찾는 공모에 들어갔으니 아직도 신임 수장이 자리에 앉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러야 될 것 같다.


주지하듯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건설산업의 신기술 개발과 건설기술 진흥을 위해 각 분야별로 전문조직을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전문가 집단이다.


해당 분야 석, 박사를 확보하고 대한민국 건설산업 발전을 리드하고 있는 기관이라는 사실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건기원장 자리를 놓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낙하산 인사설이 강하게 풍겨나오고 있다.


이제 연구원도 25년이라는 전통을 자랑하는 자존심 있는 국책 연구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내부에서 승진하여 수장 자리에 오르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을까?


아니 그것이 건기원 발전에도 크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유사한 연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나 국토연구원 등도 최근 내부 승진하여 새 원장을 맞이했는데 모두들 환영 일색이다.


꼭 내 식구가 신임 원장으로 와서 좋은 게 아니라 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인력으로서 내외부 경영환경이나 시스템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 매우 바람직한 인사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필자 또한 건설 전문기자로서 지금껏 느껴 왔던 외부에서 소위 낙하산식 인사 결과를 더듬어 보면 늘 소신과 전문성이 미흡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장으로 취임해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또 새로운 제2의 개인적 영달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 자리로 전락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특히 연구원이라는 조직은 조직의 상명하복 즉 일사분란한 지휘체계를 갖기 보다는 보다 자유롭고 생산적이며 개인의 독특한 성향이 짙은 -  그래서 전문성을 강조해야 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러한 조직을 지휘하는 수장 역시 전문가의 입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맡겨지면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하지 않고 숲 전체를 보는 전문적 식견을 견지할 것으로 판단되기에 인사권자의 면밀한 검토를 주문하는 것이다.


오직 전문가의 판단과 전문성을 전제로 한 연구보고만이 산업진흥을 유도할 수 있는 자료로 그 가치를 존중받고 해당 연구원의 필요성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기능의 잘못된 이해판단은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건설은 기술산업으로서 더욱 그렇다.
전문가의 판단보다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국책 연구기관의 결론이 보고될 경우 그 파장은 실로 심각하다.


기술개발을 선도해서 각종 신기술 신공법을 확대 보급하고 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의지배양과 능력부여도 국책연구기관의 몫이다.


이같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신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의 책임은 그 어느 기관장보다 중요하고 무겁다.


작금 한국건설은 건설역사 60년 가운데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타 산업도 마찬가지겠으나 건설산업은 더 심하다.


기본적으로 SOC물량은 없고 민간 공사마저도 침체의 늪에 푹 빠져 있으며 특히 경기가 힘들다는 심리적 작용이 더 큰 문제다.


강조하건데 전문가집단에는 전문가의 능력에 맡겨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knk@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