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탐방기]세계 첫 폐기물자원화 신기술 플랜트
[중국탐방기]세계 첫 폐기물자원화 신기술 플랜트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0.10.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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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폐기물 분자분해/수소합성 통해 '기름 및 비료' 생산

-폐기물 분자분해/수소합성 통해 ‘기름과 비료’ 생산
-연내 핵심공정 설치 완료 예정…  실증화 ‘초읽기’
-실증 완료 후 한국 등 동남아 9개국 사업 박차 계획
-다이옥신 배출없고, 이산화탄소 배출거래권 사업도 가능

최근 국내 폐기물 정책은 그동안 매립과 소각방법을 탈피해 고체연료(RDF) 등으로 자원화 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전국 각 지자체들이 시범사업을 전개하거나 설비를 가동하고 있지만, 함수율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효과를 제대로 못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 비료 또는 사료화 하는 기술 역시 우리나라 음식문화 특성상 염도가 많아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게 현주소다.

환경시설중에 음식물 자원화 시설의 경우 물리적, 화학적, 바이오 기술 등이 고도로 접목돼야 제효율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는 아직까지 100% 효과를 보이는 자원화 기술이 부재한 실정이다.

최근 중국에서 폐기물 자원화 사업과 관련해 아주 혁신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생활폐기물을 한 번에 투입해 선별과정을 거치고 분자분해 후 수소합성 원리를 채택해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고, 유기질성분에서 유기질 비료와 함께 기름을 얻는 획기적인 방식이 개발돼 상용화 플랜트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것.

이 기술은 기존 자원화시설의 방식을 완전히 탈피한 신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고 있어 국내 관련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업계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기술의 국내외 사업권을 갖고 있는 (주)BG(Bio Green)인터내셔널(대표이사 김 윤) 주최로 지난 18일 환경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관련업계, 언론 등 관계자 20여 명이 중국 현지 실증 플랜트를 현장 방문했다.

중국 복건성 장주시 평화현에 위치한 CAPLAND CHINA社

중국 복건성 장주시 평화현에 위치한 CAPLAND CHINA社(회장:왕지성/대표:진건민)의 약 5,000여평 남짓되는 현장 중심부에 ‘폐기물 분자분해 및 수소합성 방법에 의한 폐자원 완전 자원화 방식’의 플랜트가 지어져 있었다.

 이 회사의 왕지성(王志成) 회장은 미국 클라크 애틀랜타 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시설 10년간 미국 연방에너지청 기금 지원을 받아 이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기술 사업화를 위해 교직을 그만두고 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부친은 중국 원자력기술자 1호로 지정된 유명 과학자였다.

王志成 회장

왕 회장은 2008년 중국 복건성 당국으로부터 이 기술에 대해 특허등록과 신기술 인정을 받고, 시설 건립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이와함께 호주의 투자은행으로부터 1억4,700만불 투자 대출을 따내 미국의 죠지아주에도 이와 같은 자원화 사업 플랜트를 짓고 있는 중이다.

방문 당일날 왕 회장의 급한 해외출장으로 인해 진 대표에게 기술과 장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원리는 아주 색다르다.

생활(음식)폐기물을 투입호퍼에 자동 투입하면 자동선별기를 통해 무기질 재료는 포장용 골재 및 재활용 금속으로 활용하고, 유기질 성분은 유기질 분해과정을 거친다.

이후 6,000여개의 미세한 입자판이 있는 리액터에서 분자화 과정을 거쳐 두 분류의 수소합성 과정으로 나뉜다.

하나의 수소합성 과정에서는 비료생산이 이뤄지고, 나머지 합성과정에서는 재형성 과정을 통해 정제연료인 기름을 추출해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활폐기물이 하루 150톤이 투입된다면 50톤은 무기질 성분으로 분리돼 보도블럭, 벽돌 등 건축자재 등으로 쓰이고 100톤의 유기질 성분에서 원유 및 가스로 33톤, 증류수로 35톤, 탄화물(Char) 32톤이 나온다.

원유 및 가스정제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고체화 해 포집후 여기서 암모니아를 형성하는 게 핵심원리다.

이 암모니아는 탄화물과 혼합한 뒤 여기서 고품질 복합 유기질비료(67톤)를 만들기 위해 식물생장에 필수 영양 요소인 N, P, K를 추가 혼합하게 된다.

즉, 생활폐기물이 분자분해와 수소합성과정을 거쳐 여러 종류의 기름과 유기질 비료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실제로 자원화 시설에서 나온 유기질 비료를 식물에 사용했을 때, 무비료나 A급 비료를 살포한 식물보다 생장속도나 크기가 우수한 데이터를 보여줬다.

자원화 실증플랜트 시설에서 생산한 복합비료(맨하단 사진)와 무비료, A급비료의 생육차이

좀 낯설지만 중국 현지 플랜트는 진일보 된 폐기물 자원화 기술이라는 인식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현장 방문에서는 미흡한 부분들도 엿보였다. 

우선 핵심 처리공정인 반응탑, 합성기, 기름정제기가 아직까지 미설치 된 것이다.

진 대표는 “핵심 공정 장치들이 미국에서 제작돼 공장에 들어와 있다. 연말까지는 설치가 모두 완료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말쯤이면 플랜트의 100% 준공이 가능하고, 생활폐기물에서 기름과 유기질 비료의 완벽한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하루 120톤의 용량이라고는 했지만, 처리공정 크기가 예상만큼  못 미치는 듯 한 규모를 보였다.

이 궁금증에 대해서도 진 대표는 24시간 연속 가동 했을 경우, 가능한 용량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이 실증 플랜트에서 주목할 점은 굴뚝시설이 없고, 소각 잔재물도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폐기물을 태울 때 나오는 다이옥신 등 유해 대기물질을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폐기물이 자원화 시설에 한번 투입되면 처리과정후에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추가적인 잔재물을 처리할 일이 없는 셈이다.

더욱이 처리 공정중 발생한 기체화 된 이산화탄소는 고체화 해 비료질 원료로 재사용되기에 지구온난화 문제 걱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거래소에 상장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요컨데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부산물을 얻는 동시에 탄소배출권 사업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국 현지 페기물 자원화 실증플랜트 주요 공정 시설 모습

중국을 비롯해 미국특허를 얻은 이 기술은 조만간 한국 및 전 세계적으로 특허 신청을 낼 계획이다.

BG(Bio Green)인터내셔널 김 윤 대표는 왕지성 회장과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9개국 사업 독점권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왕 회장에게 폐기물 자원화 기술과 시설에 대해 수십 차례 미팅을 갖고 상용화가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어 환경사업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동남아 9개 나라에 독점 공급권을 맺은 이후 베트남 정부와 자원화 시설 프로젝트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애틀랜타 한인회 이사장(2008년∼2010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애틀랜타협의회 수석부회장(2007년∼2009년), 죠지아 한인 주류협회 회장 3회역임, 대한민국 대통령상 수상(2007년), 올해의 자랑스런 한인상(2006년) 등을 수상했던 재미교포 성공 사업가로 환경사업에 투신하게 됐다.

김 대표는 또 “조만간 왕 회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관련 공무원, 대학교수, 업체 등에게 기술 소개와 함께 심도있는 토론과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 수출을 할 경우 한국의 우수한 기술도 함께 접목시켜 가공수출을 엮어내 무역증대를 통한 국익창출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실증 플랜트 현장을 방문한 관계자들은 기존에 보아왔던 시설과는 전혀다른 신개념의 폐기물 자원화시설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멀리 중국까지 건너간 방문진들은 완벽하게 제작된 실증 플랜트를 못본 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폐기물을 성상 구별없이 투입하고 분자분해와 수소합성과정을 거쳐 유해가스 배출없이 부가가치가 탁월한 부산물을 생산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한 방문자는 “실증플랜트가 성공적으로 제작이 완료되고, 제시한 이론처럼 공정이 가동된다면 세계적으로 큰 관심과 함께 현장 적용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기술임은 충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복건성 평화현에서 선병규 기자

 

김윤<왼쪽> 대표와 진건민 대표가 사업 성공을 위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하루 150톤 처리시설서 얻어지는 기름과 복합유기질 비료 생산량 도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