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강희용 사장(제2영동고속도로)
인물포커스/강희용 사장(제2영동고속도로)
  • 선병규 기자
  • 승인 200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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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초년부터 중역때까지 MB와 인연 '소중'

인생의 제2막은 제2영동고속도로서 출발

 

강희용(61) 제2영동고속도로(주) 사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30년산 현대건설맨'이다.


충남 아산 출생인 강 사장은 1973년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6년 1월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2007년 5월까지 줄곧 30년간 현대건설맨으로 외길을 걸어왔다.

현대건설 61년 역사의 절반을 반추해보면 그의 흔적들이 곳곳에 베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취임할 무렵부터 강 사장의 현대건설 인생이 함께 시작했기에 이 대통령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대통령이 (현대건설)사장 재직시절에 입찰견적 보고서를 올려 결재를 맡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실무자인 나보다도 오래전에 보고한 내용은 물론 수치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것을 보고 놀란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그분(대통령)의 추진력과 판단력은 그 당시부터 유명했다. 더군다나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와는 달리 업무 실수 부분에 대해서는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배려도 넘쳤다"고 회고했다.


금수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한 우물'을 파온 강 사장 역시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현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대통령과 인연을 소중히 담고 있다.


입사 초년시절 건설사 최고의 부서인 입찰 견적실 업무를 시작으로 국내토목 견적실장, 시화방조제 현장소장, 해외토목 입찰견적, 이락해군기지 수리조선소, 해외토목 현장관리, 대불공단 현장소장 등을 거치면서 건설 베테랑의 캐리어를 축적했다. 


그에게 1993년과 그 이듬해는 인생사에서 잊을 수 없는 보람을 느꼈던 시기다.


“1993년 대불공단 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발주처인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우수현장에  선정돼 부상으로 공사수주 인센티브를 얻어 녹산공단 공사를 수주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특히 1994년에는 시화방조제 공사의 소장으로 업무를 책임지면서 당시 유명했던 '이불형 돌망태 공법'을 개발, 적용해 유속이 초당 8m,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10m나 되어 모두가 힘들다고 손을 내저었던 최종 물막이 공사를 무사고 속에 완벽히 끝내 한국능률협회로부터 대한민국 '최우수 현장'에 선정되는 쾌거를 올린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보람입니다”


그가 현대건설에서 일군 신화는 이외에도 상당수 많았다.


본사 근무에서부터 각종 현장을 누비며 보여준 성실하고 완벽한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1995년 접어들어 건설사의 꽃에 비유되는 중역 자리에 올라서게 됐고, 건설인생 분수령을 맞았다.


국내토목 턴키실장 상무이사를 비롯해 프로젝트매니저(PM), 경인운하 기술담당 상무직을 맡은 뒤 2003년 토목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고, 2006년 12월 현대건설 기술개발원장의 중책을 역임한 뒤 2007년 5월 현대건설 부사장을 마지막으로 현대 건설인생 1막을 내렸다.


강 사장은 토목사업본부장 시절인 2005년 당시 서울시장이였던 이 대통령에게 '청계천 우수시공 표창' 받은 일을 다시 떠올렸다. <하단사진>


"처음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공사를 한다고 발표했을 때 교통대란, 상인 및 주민 민원 등으로 저 사업이 될까 의심이 많이 들었는데 막상 공사가 착공되니 우려되던 문제들이 적었던 것을 보고 '내 생각이 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다시한번 그분의 판단력과 혜안에 감복했지요."


토목분야에서 실력과 권위를 쌓으며 대학에서 겸임교수(명지대)를 맡아 명강의로 인기를 얻었던 강 사장은 최근 한반도 대운하 논란에 대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과학진 및 기술진 그룹 위주로 검토와 토론이 우선 행해진 후 국민의견을 따른다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며, 홍수재해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쓰여지고 물부족 국가로 들어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과 같은 주요 강들을 정비하고 운하로 연계한다면 국가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속뜻을 내비쳤다.


국내 대표 기업에서 한 곳만 바라보며 기술과 경영부문서 전천후 능력을 갖춘 강사장에게 작년 초부터 헤드헌팅사나 타 건설사에서 최고경영을 요청하는 러브콜이 들어오곤 한다.


여러 유혹을 뿌리치고 작년 6월부터 현대건설컨소시엄 SPC 제2영동고속도로(주)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이전보다도 건강관리와 신지식 함양에 신경을 쓰고 있다.


몇해전부턴 바쁜 시간을 쪼개 만학의 길에 올라 2004년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환갑이 넘은 지금에도 10여개에 달하는 건설 및 토목 학술단체 요직을 맡아 종횡무진 활동중이다.


국무총리표창(1997.7), 대한토목학회 표창(1999.3), 철탑산업훈장(2003.10), 대한토목학회 학위논문상(2004.5) 등 상훈 이력은 강 사장의 올곧은 건설인생사를 증명해 주고 있다.


"내 인생 2막은 제2영동고속도로에서 출발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안전사고 없이 성실시공 함으로써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명품 민자고속도로'를 만들 계획입니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그의 '새로운 30년 건설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