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부처간 혼선 PM이 대안
새만금 부처간 혼선 PM이 대안
  • 김영삼 기자
  • 승인 2010.07.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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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낭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만들어야

 불과 두 달 전에 완공한 새만금 방조제가 부처간의 혼선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19년의 대역사 끝에 서해안 시대의 교두보를 만들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석했고 농어촌공사는 관광객이 200만명을 넘었다는 통계도 내놓았다.

그런데 준공한 지 두 달만에 수자원공사는 대역사인 새만금방조제의 둑을 헐고 골재운반선 통로로 ‘통선문’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얼마전 발표했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새로 생긴 세종시의 5.7배에 이르는 땅을 메울 흙을 운반하려고 새 방조제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간척지를 메우려면 4대 강 전체에서 파낸 흙 5억 2000만㎥보다 많은 7억㎥의 흙이 필요하고 운반비용도 통선문을 만들어 배로 바닷모래를 운반한다고 해도 매립비용만 3조 7000억원 정도가 든다.

이런 큰 사안을 수자원공사는 이미 국토해양부와의 협의를 거쳤다고 하니 국토부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다른 주무부서인 농림식품부는 빠지고 수자원공사와 국토부가 모든 사항을 논한다는 것은 같은 정부에서 부처간의 소통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전라북도와 농어촌공사는 이런 사태에 대해 “방조제를 준공한지 두달밖에 안됐는데 수천억을 들여 일부를 헐어내 수문을 만든다면 국민이 납득하겠냐”는 입장이다.

당연한 말이다. 가뜩이나 ‘4대강 살리기’에서 수많은 예산이 편성돼 정부재정도 어려운데 ‘통선문’이 경제성이 있다는 이유로 7900억짜리 공사를 추진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정부 예산이 남아돌아 멀리 내다보고 공사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예산이 없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택사업도 예산문제로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럴돈이 있다면 차라리 사회복지 예산으로 쓰거나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쓰는게 더 낫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새만금같은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종합사업관리시스템인 PM((Project Management)을 검토해봐야 한다.

선진국형 건설관리기법인 PM은 건설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경우 건설공기 단축과 총투자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사업 진행 시 문제점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 사후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함께 계약을 통해 발주자의 전반적인 또는 부분적인 권한을 위임 받아 대리인(Agent) 및 조정자(Coordinator)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PM은 이미 인천국제공항, 용산기지 이전사업, 경부고속철도, 원자력발전소 등에 적용돼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도 2,200만평의 초대형 국책 사업인 행복도시 건설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 주관 최초로 PM)를 도입, 운영함으로서 PM에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나가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런 좋은 제도와 시스템이 있는데 정부가 이를 방관하고 다시 정부가 방조제를 허문다면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수 밖에 없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 된다.

지금이라도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빅딜하는 것처럼 공사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농림식품부와 농어촌공사와 함께 예산낭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 다시 계획을 세워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