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석홍 박사(현대건설기술개발원 수석연구원)
[특별기고] 이석홍 박사(현대건설기술개발원 수석연구원)
  • 국토일보
  • 승인 2010.06.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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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로포장기술 개발과 도로분야의 국제화 흐름

녹색도로포장기술 개발과 도로분야의 국제화 흐름

"한국, OECD국가중  최하위 국가 도로율 대안 시급"

 

이석홍 (현대건설 기술개발원 수석연구원/공학박사/기술사)

 

2007년도 봄 무렵 세계도로협회(World Road Association, 또는 PIARC) 차기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대표단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방문한 적이 있다.

PIARC 측에서는 세계총회를 유치하겠다는 한국의 조금은 엉뚱한 한국식 도전정신에 상당히 당황했지만, 우리에게는 유럽을 중심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세계도로협회라는 기관을 정식으로 이해하고 회원으로서 데뷔하는 무대였다.

물론 PIARC는 주로 각국의 도로분야 공무원이 모여서 각국의 도로분야의 정책과 기술을 토론하는 자리다.
물론 학계나 연구계에서도 참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경우에도 대부분이 국가연구소의 책임자급이 그 나라를 대표해 참석한다.

2007년에 있었던 PIARC총회는 하계올림픽처럼 4년마다 있는 가장 큰 행사로 100주년을 기념해 맨 처음 이 협회가 창립됐던 파리에서 다시 개최하게 됐다.

이제 내년(2011년)에 멕시코에서 차기 총회가 열리게 된다.

그 당시 전시장에서 전시된 유럽을 중심으로 한 도로포장 전시제품과 기술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다. 놀랍게도 전시된 대부분의 도로관련 기술은 아스팔트 포장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일반적인 가열아스팔트 포장 (hot mix asphalt pavement)기술은 거의 볼 수가 없었고 가열이 없이 사용하는(그래서 CO2 배출이 거의 없는) 상온(常溫)아스팔트포장(Microsurfacing)기술이나 foamed 아스팔트를 이용한 중온(中溫)형 아스팔트 포장기술을 활용해 CO2를 절감할 수 있는 녹색 도로포장공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화석원료인 원유에서 생산된 아스팔트 자체를 부정하고, 식물에서 추출한 바인더를 활용한 도로포장 공법이 시험시공이 끝나서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아스팔트 플랜트도 골재나 아스팔트혼합물의 생산온도를 저감해 배출가스나 냄새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화학적 또는 기계적인 생산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현장이나 국제적인 도로분야의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걱정은 뭔가 국내의 상황이 상당히 늦게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특히 도로포장분야에서는 더욱 그런 막막함을 느낀다.

그나마 지난 10년 정도의 KPRP(한국형 도로포장 설계법 개발과 포장성능 개선연구, Korea Pavement Research Program)연구나 최근의 대형국책과제를 통해 많은 해외선진기술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지만 이들이 연구차원에서 소개되고 극소수가 현장으로 연결이 모색되나 그나마 연구자와 투자자의 연결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적인 용광로와 같은 기술을 집약하고 장기적인 활로를 모색해줄 수 있는 incubator 와 같은 기관의 존재가 필요하고 그 기술들을 받을 수 있는 국내기관들이나 계약제도를 포함한 제도적인 장치(특히 인센티브)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내 또는 해외의 선진기술이 국내에 올 수도 정착할 수도 없게 된다.

주요선진국들은 ‘Global Warming과 연관돼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 라는 과제에 국가의 생사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도로협회의 아스팔트 포장 기술위원회(한국기술위원:이석홍 박사)에서 4년의 임기기간 동안에 준비하고 있는 PIARC 보고서의 키워드는 ‘Climate Change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도로정책이나 개발중인 도로기술’을 정리해 발간하는 일이다.

특히 아시아지역의 모든 국가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보고해야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정부의 전략적인 도로분야 대응논리가 궁금해진다.

1996년에 국내 첫 구스아스팔트 포장을 위해 덴마크와 독일을 방문한 적이 있다. 2008년 여름 일본에서 있었던 ICPT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구스아스팔트 공법의 10년 역사’를 발표했다.

구스아스팔트 포장공법은 국내에서는 특히 일본의 경우처럼 강상판 교량의 교면포장으로 주로 사용됐다.

두께는 표층과 기층을 합해 8cm를 사용했다. 최근의 몇몇 강상판 교량에 5cm 두께의 에폭시 아스팔트포장의 교면포장 공법이 설계에 적용됐다.

2008년 10차 한미도로협력회의에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Transpo社의 Arthur Dinitz 회장은 1.2cm 두께의 polysulfide 에폭시를 활용한 폴리머 콘크리트 포장을 상온에서 다짐 없이 사용하는 강상판교량의 교면포장(T-48)공법을 소개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박층 교면포장공법 개발된 폴리머 콘크리트를 활용한 교면포장 기술의 변화는 앞으로 초장대교량분야의 포장공법으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사료된다.

2010년 4월 한미도로협력회의와 6월초에 강원대학교에서 있었던 국제첨단아스팔트 포장심포지엄에서 초박층 폴리머 콘크리트 포장공법의 국산화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다.

2008년도 4월에 프랑스의 파리에서 있었던 세계도로협회의 아스팔트 포장 기술위원회에서는 앞으로 4년 후에 발행될 보고서의 각 대륙별, 국가별 주요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본 회의에서 가장 공통된 주제는 전 세계가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스팔트 도로포장 공법의 개발이며 친환경·저탄소 포장공법의 개발과 그에 따른 국가적인 제도를 정비해 이러한 첨단 도로포장 기술들이 국제적인 장벽 없이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어 2009년 9월 송도 컨벤시아에서는 우리나라 도로교통 분야에 역사이래로 가장 큰 행사가 열렸다.

REAAA(아세아 대양주 도로위원회)회의, 세계도로협회 이사회, 세계도로교통박람회, 그리고 10월에는 PIARC 콘크리트 포장분과회의의 기술위원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려 세계적인 전문과들과 한국의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 현황에 대한 좋은 대화를 나누는 한마당이 됐다.

이러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서 우리와 세계의 국가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소통하며 배울 수 있는 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10년 4월 7일부터 3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Newport Beach에서 제 11차 한미도로협력회의(Korea-US Road Workshop)가 개최됐다.

미국의 연방도로청(FHWA,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과 한국은 국토해양부 도로정책관을 대표단 단장으로 도로운영과를 중심으로 한 대표단에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전문가 그룹이 같이 참여했다.

본 회의의 주제는 asset management(자산관리)였다. 국내에도 도로분야의 자산관리가 도로분야(특히 도로포장)차원에서 소개되고 있긴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FHWA에서 관리하는 모든 도로와 교량 그리고 그 외에 항공과 철도분야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교통인프라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자산관리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20년 정도 도로포장 분야를 전공하면서 궁금했던 점은 ‘전반적인 국가의 도로(포장)시스템을 어떻게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였다.

바로 그런 문제에 해답은 준 컨퍼런스가 바로 한미도로협력회의 이후에 같은 호텔에서 진행된 제1회 International Conference for Pavement Preservation(ICPP)행사로 생각한다.

 

 

도로포장의 적절한 serviceability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보수 또는 예방적 유지보수라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학문적으로 정립돼 있었지만 pavement preservation(도로포장의 보존)이란 개념은 최근에 국제적인 녹색성장과 방향성을 일치시키면서 하나의 국가적인 네트워크 레벨의 전략적인 도로포장 프로그램으로 정립되는 분위기였다.

Pavement preservation은 FHWA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Pavement preservation is a program employing a network level, long-term strategy that enhances pavement performance by using an integrated, cost-effective set of practices that extend pavement life, improve safety and meet motorists expectation.

더욱이 컨퍼런스 내내 자리를 매운 세계적인 석학들과 특히 아스팔트 포장과 콘크리트 포장분야 협회와 공무원들이 도로시스템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 부러웠다.

특히 대부분의 예방적 유지보수공법에 대해 GHG(Green House Gas)배출량을 계산해 이산화탄소 절감에 의한 효율성을 계산하는 논문들이 소개됐다.

이제는 우리가 개발할 미래지향적이며 녹색성장이 가능한 도로포장분야의 기술이나 공법을 해외에 수출할 각오로 연구해야 한다고 사료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국책연구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한 눈에 알아보고 전 과정을 기술적으로 가이드 할 수 있는 국제적인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의 발굴이 필요하다.

그런 공학적으로 훌륭한 연구자이며 또한 국제적으로 공인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국가대표적인 기술자가 배양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떠오르는 차세대의 녹색 도로기술시장을 앞두고 우리의 연구역량을 집중해 학계와 국책연구기관 그리고 연구발주기관의 상호신뢰와 미래지향적인 목표설정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계의 건설시장은 ‘저탄소 건설’이라는 새로운 국경 없는 전쟁을 향하여 수많은 도전을 하고 있을 지금에 우리는 도로기술의 측면에서 무엇이 미래의 전략과 생존에 적합한가를 선택해야할 고민이 필요하다.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 수준의 국가적인 도로율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최근 정부에서의 분위기는 도로분야는 그 위를 달리는 차량의 수와 그 차량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 만큼 global warming의 주범으로 몰리고, 그 만큼 예산을 줄이고 있는 어색한 현실에서 정부를 설득할 대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모든 교통수단은 누구나 자유로운 통행과 그에 대한 적절한 접근성과 유연한 연계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전체적인 교통수단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재료선정, 설계, 시공, 유지관리가 국제적인 트랜드 안에서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