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비리 근절위해 PQ 등 1차 통과 업체 대상 가격경쟁이 최적안이다
입찰 비리 근절위해 PQ 등 1차 통과 업체 대상 가격경쟁이 최적안이다
  • 국토일보
  • 승인 2010.05.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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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 용 우 건축사 / 건축시공기술사 / CMP

CM용역업체 선정기준 공정경쟁 풍토 조성 시급
“1등 건설산업계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습니다!”


“공정하지도 못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오래 전 개그프로를 보다 어느 개그맨이 외치는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의 외침을 듣는 순간, 제가 30년 가까이 몸담아 온 건설산업이 처해진 턴키공사와 건설사업관리(C.M) 선정을 위한 평가방식의 부조리를 한마디로 표현 한 것 같아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한 적이 있었다.

“건설업체 중 S건설이 시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G 또는 H건설은 시공할 수는 없는가?”

우리나라 턴키사업의 건설업체 선정기준의 공정성과 관련한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턴키심사시 건설업체 평가는 변별력이 없고, 기본설계 심사에서 당락이 결정됨에 따라 평가위원 선정에서부터 발주처와 평가위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로비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턴키제도의 문제점은 아주 간단한 접근으로 개선할 수 있다.

운동경기의 경우, 각 선수들의 예선기록(점수)은 결선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선은 결선 진출자를 선택하기 위한 것이고, 우승자를 판가름 하는 것은 결선에서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현행 턴키제도는 현상설계와 흡사한 기본설계 평가점수 최고업체를 실시설계적격자 또는 낙찰자로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선에서 우승자가 결정, 결선은 할 필요가 없게 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턴키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 심사에서 PQ(업체현황 평가) 일정 점수 이상 된 업체 또는 상위 수 개 업체 선정한 후 1차 심사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기본설계 평가 최우수 작품 선정하고, 1차 심사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최우수작품에 대한 가격입찰로 낙찰자결정(최저가 또는 부찰제)하는 방법이 있다.

건설사업관리(C.M) 역시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각 업체들의 수행능력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기술자 평가 또는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계량화되지도 않은 주관적 평가에 의해 낙찰자가 결정되고 있어 턴키제도와 비슷하게 각종 비리의혹(?)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에서 CM 용역업체 선정기준은 일정규모부터 기술자 평가 또는 기술제안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자 평가는 면접에서 단 10~30분 이내에 참여기술자 평가기준과 방법을 투명하고 계량화할 수 없으며, 기술제안서 평가 역시 검토와 검증이 되지도 않은 제안서와 면접만으로 투명성을 확보하고 평가점수를 계량화 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1등을 위한 로비유혹(?)에 빠지게 된다.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PQ 또는 PQ 후 TP(기술자평가/기술제안서 평가)로 일정한 능력이상 업체를 선정한 후, 1차 심사를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1차점수와 관계없이 가격경쟁을 통해 입찰을 해야만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입찰을 둘러싼 건설산업의 부패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최적의 개선안 될 것이다.

1등은 공정하게 검증돼야 한다

2010년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모든 국민은 김연아 선수에게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물론 일본 언론에서 심판의 편파적 논란을 제기했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피겨스케이팅의 채점방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가 다시 한번 올림픽의 검증된 공정성에 환호하며 일등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채점방식은 총 12명 심판 중에서 무작위로 3명을 제외한 후, 남은 9명의 점수 중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7명의 심판 평균값으로 점수를 산정하고 점수를 공개한다.

그러나 우리 건설산업에서 턴키제도는 설계심의위원 명단이 사전에 공개되고 위원별 평가결과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건설사업관리(C.M)업체 선정방식은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못한 실정이다.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명단도 위원별 점수도 공개되지 않는, 신비스러운 평가위원에 의한 주관적 평가 결과에 따라 공정하지도 못한 일등만이 낙찰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평가방식은 부조리와 비리를 유혹(?)하게 된다.

일등은 우리 건설산업이 돼야 한다

이제 우리 건설산업는 새로운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건설관련 각종 제도를 정비해 평가방법을 올림픽처럼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부조리와 비리 등 불필요한 부분의 낭비요소를 대폭 줄이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어야 많은 회사들이 로비(?)가 아닌 기술력 향상에 전력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우리 건설산업도 I.T 선진국답게 부가가치가 큰 건설용역에서 세계적인 일등이 될 것 이다.

우리 건설산업이 가는 길이 올림픽처럼 투명하고 공정하다면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일지라도 우리가 김연아에게 보낸 갈채를 우리 건설업계에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등, 당신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