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순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
[기고]박순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
  • 국토일보
  • 승인 2010.04.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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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지공사 유지관리 등 세부기준 마련 시급

그동안 국내 건설산업은 고도의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안전판 역할을 주도하며 국내인프라 확충에 기여해 왔다.

특히 2008년 한 해 동안에는 건설분야 투자액이 115조 5천억원을 넘김으로써 이로 유발된 건설관련분야 취업자가 18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7.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국내 건설산업은 국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내수 경기안정 등 국가경제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데 그 비중과 역할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난 1970년대 중동 건설산업 붐으로 시작된 해외 건설 산업은 외화공급원으로써 국가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1998년에 40억불이었던 해외건설공사 수주가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476억불로 약12배로 늘어나는 등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건설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 발주처의 공사 발주제도는 경직적인 제도?관행으로 인해 건설산업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설계단계에서부터 공사발주까지의 심사기준이 변별력 부족과 예산절감이라는 운용으로 공공공사의 효율적 추진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물론 계약심사제도는 예산집행 과정에서의 낭비요인을 최소화하고 각종 사업발주와 설계 변경 과정의 원가심사를 실시하는 효율적인 제도로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계약심사제가 원래의 본질을 벗어나 예산절감에 우선적으로 목표를 두어 실제 현장여건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하고, 일반적인 사항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실질적인 원가산정이 되지 않고 있으며 아울러 부실시공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초래하는 경우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야간에 교통을 통제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경우를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 경우 실제 타설 시간은 2~3시간이면 가능하지만 교통통제가 해제되기 전, 안전하게 통행이 가능하도록 콘크리트가 양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록 작업을 하지는 않더라도 양생시간인 4~5시간 동안 기술자들이 공사현장을 지켜야 하고 이에 대한 노임을 추가로 기술자들에게 지급해야만 한다.

그러나 노임기준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타설 시간만을 계산하여 야간 노임으로 산정하는 등 산출근거가 현실에 맞지 않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발주처의 공사담당 실무자들이 설계한 설계서를 계약 심사부서에서 심의할 때 계약 심사부서에서는 실무자들을 신뢰하지 않고 다시 재료 납품업체들에게 경쟁적으로 저가의 견적서를 제출받아 내역에 반영시킴으로써 예산을 삭감시켜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시공사에서는 삭감된 예산으로 공사를 하면서 원활하게 진행을 못 하는 업체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발주기관의 지적 및 문책감사 등이 건설공사 발주담당자들의 창의적인 노력을 저해하고, 아울러 소신있는 업무추진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감사를 두려워하여 국민을 위한 창의적인 새로운 사업을 기피하게 되면서 점점 웅크리는 복지부동의 현상을 초래하는 등  이와 같은 현상은 건설산업선진화 방향과는 사뭇 거리가 먼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금의 국내건설업계는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하여 경영 상태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건설업 등록업체는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99년 이후 10년 간 2.3배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불안정한 시장구조와 과당경쟁으로 건설업체의 경영상태는 더욱 악화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2.9%가 감소하고, 부채비율은 51.2%로 증가하였고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자금난 등으로 2008년에는 부도업체 수가  443개로, 2007년보다 47%가 증가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도심지 건설공사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도심지'란 사전적 의미로 도시의 중심이 되는 구역으로 도심지는 도시외곽지역과 비교하여 많은 교통량과 다수의 민원이 수시로 발생하고 각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하수도, 통신, 전기, 가스 등 지하매설물이 도시외곽에 비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인구 밀집도가 높아 건설공사시 각종 민원이나 발주처 등의 예기치 못한 요구사항이 많아 시공이 매우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복잡다양한 이유로 도심지는 도시외곽 지역에 비해 교통량이 많아 건설공사 시 교통소통에 따른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지중 굴착공사 시에도 각종 인프라 역할을 하는 지하 매설물이 많이 산재되어 있어 굴착 시 도시외곽지역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인구밀집도가 높아 공사 시에 각종 민원이 상당히 발생함으로써 이에 대한 이해와 설득을 해야 하는 등 실제 건설공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민원사항까지 처리를 해야 하고,  도심지의 특성상 비좁은 환경으로 인하여 여유 공간이 부족하여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폐기물을 적재하기 위한 장소 마련과 운반시간을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하는 등 이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이 증가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지공사에 따른 제반 실태를 살펴볼 때 도심지는 신설공사보다는 기존시설을 보수ㆍ보강하는 유지관리공사가 더 많이 차지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지관리공사 시 적용되는 세부기준도 없어 신설공사의 기준을 참고하여 시방지침, 제반비용 등이 산출됨에 따라 실제 시공에 필요한 비용이 적정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유지관리공사에 대한 품셈 등 세부기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기준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도심지에서의 공사는 도시외곽 지역에 비해 지중, 지상, 주변의 여건 등이 매우 열악하여 작업의 효율저하가 크나 이에 대한 반영은 미흡한 수준으로 도심지 공사의 특성에 맞는 품질관리 기준 등의 별도의 기준 마련과도심지 기준을 충족하는 적정한 대가의 반영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따른 개선방향으로 정부에서는 도심지 공사에 맞는, 특히 유지관리공사에 필요한 품질관리 지침 등을 마련하고, 도심지공사의 특성을 감안하여 일반적인 단가적용이 아닌 특수한 공법이나 부수적인 제반사항을 적용하도록 하여 대가기준 등의 불합리한 운용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시공사에서도 선진화된 기술도입과 양심적인 시공으로 안전시공이 되도록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계약심사제도가 예산절감이 목표가 아닌 실제 현장여건을 정확히 파악한 원가산정이 되도록 계약심사담당부서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며, 실제 성실한 담당자에게는 상을 주고 감사가 두려워 발전적인 업무추진을 하지 않는 자에 대하여는 벌을 주는 등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감사를 할 수 있도록 적정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의 도심지 공사는 시설물의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필요한 별도의 인력을 육성하는 정책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며 도심지 공사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서 소음이나 지반침하, 통행차단 등으로 인한 민원의 최소화와 공기단축에 필요한 기술개발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