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 광화문 광장 탈바꿈한다
오는 2021년 광화문 광장 탈바꿈한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9.01.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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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공개

광화문 광장 투시도.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광화문광장이 오는 2021년 새롭게 탈바꿈한다.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규모가 3.7배로 확장되고, 해치광장 등 세 곳으로 단절돼 있던 지하공간은 하나로 통합된다. 지상과 지하 광장은 선큰공간으로 연결, 서울 도심 역사문화경관의 핵심인 경복궁~북악산의 한국적 경관을 재구성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미래 청사진인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을 21일 발표하고 2021년 새로운 광화문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70:1의 경쟁률을 뚫은 Deep Surface(CA조경,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유신, ㈜선인터라인 건축)다.

공모는 17개 국가에서 총 70개 팀(국내 38개, 해외 32개), 202명의 건축‧조경 전문가가 참여해 ‘광화문광장’이라는 상징성만큼이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프랑스),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 네덜란드) 등 국내‧외 전문가 7인의 심사위원회가 두 차례 심사 끝에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

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기본 방향을 ▴광화문의 600년 ‘역사성’ ▴3.1운동부터 촛불민주제까지 광장민주주의를 지탱해 온 ‘시민성’ ▴지상‧지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보행성’ 회복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광장과 주변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당선작은 시가 제시한 기본방향을 반영해 크게 세 가지 목표를 구현하고자 했다. 주작대로(육조거리) 복원을 통한 국가상징축(북악산~광화문광장~숭례문~용산~한강) 완성, 지상‧지하광장 입체적 연결을 통해 시민이 주인인 다층적 기억의 공간을 형성,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한국적 경관의 재구성(북악산~경복궁~광화문)이다.

공간구상은 지상은 ‘비움’ 지하는 ‘채움’이다. 경복궁 전면의 '역사광장'(약 3만6천㎡)과 역사광장 남측으로는 '시민광장'(약 2만4천㎡)이 조성된다.

지상광장은 질서 없는 구조물과 배치를 정리해 경복궁과 그 뒤 북악산의 원경을 광장 어디서든 막힘없이 볼 수 있고, 다양한 대형 이벤트가 열릴 수 있도록 비움의 공간으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을 세종문화회관 옆과 옛 삼군부 터(정부종합청사 앞)로 각각 이전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지하광장은 콘서트, 전시회 같은 문화 이벤트가 연중 열리는 휴식, 문화, 교육, 체험 공간으로 채워진다.

지상광장 바닥에는 종묘마당의 박석포장과 촛불시민혁명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원형 패턴을 적용한다. 일부 바닥표면에는 조명을 설치해 독특한 야간경관을 연출한다.

지상과 지하는 선큰공간으로 연결된다. 역사광장 초입부에 조성되는 선큰공간은 지하광장에서 지하철까지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북악산의 녹음과 광화문의 전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역사광장과 만나게 된다. 단차를 활용한 테라스 정원은 휴식과 만남의 장소가 된다.

광장과 맞닿아 있는 주변 건물도 광장의 일부분이 된다. 광장과 건축물 사이에 카페 테라스, 바닥분수, 미니공원 등이 다양하게 조성되고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독창적인 경관을 창출한다. 광장과 건물 사이, 건물 옥상 등에 사계절 뚜렷한 경관을 연출할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북악산~경복궁~광화문의 도심 녹지축을 이어나간다.

승효상 심사위원장은 “당선작은 광장 지상 공간을 비워서 강력한 도시적 역사적 축을 형성하고, 이렇게 비워진 공간에 다양한 시민활동을 담고자 광장 주변부 지하공간을 긴밀하게 연결해 지하도시를 실현했으며, 선큰공간을 적절히 배치해 시민의 접근성과 공간의 쾌적성을 높였다. 따라서 현재 교통섬 같은 광화문광장이 주변 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돼, 시민의 일상적인 공간을 회복하고 역사도시 서울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팀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당선자와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2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이와 관련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한다. GTX-A 노선이 정차하는 강남 지역의 ‘영동대로 복합역사’ 개발과 발맞춰 강남-북 간 도심 연결축을 강화하고 서울의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모멘텀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시는 GTX-A노선에 광화문역 추가를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예산 10억 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연내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국토교통부, 민간사업자(에스지레일 주식회사)와 협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2021년이면 서울에도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 파리의 개선문 광장 같은 대한민국 국가 상징광장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며 “광화문 일대는 수도 서울 600년 역사의 국가상징 공간으로서 수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다음 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주기 위한 기본 전제다. 다양한 주체가 조성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의 광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