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서막
침체의 서막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9.01.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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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리뷰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침체가 이어지며 올해 1.0% 이상 주택매매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전세가격 하락과 주택매매거래량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세가격은 2.4% 감소하고, 거래는 5.5%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한국감정원은 이같은 분석을 발표하며, 연간 부동산시장을 전망한 2014년 이후 하락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경제동향과 물가상승률, 금리 등이 고려된 수치로 변수가 적어 보인다.

침체기에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은 양극화다. 최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같은날 1순위 청약을 받은 2개 단지는 1km에 불과한 거리 차이로 상반된 성적을 받았다.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악재가 지방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크다. 이미 광주, 대구, 세종 등 일부지역의 호조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양극화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울산(-6.9%)과 경남(-4.8%)은 큰 폭의 가격하락을 기록했다. 광역시와 지방의 주택매매거래량도 최근 10년 중 가장 적었다.

미분양주택도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1년 만에 64.6%(11월 기준) 급증하며 위기를 증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매매가격 하락에도 유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하게 될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방안 때문이다. 부동산과세 외에도 건강보험료 산정 등의 기준인 공시가격(토지, 단독주택, 공동주택)이 상승하면 세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옳은 정책이지만 여파가 크다.

정부는 오는 25일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공시할 예정이며, 4월 30일에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보다 현실화(높여)시켜 공시한다. 전국 50만 필지를 대상으로 한 표준지 공시가격 산정도 진행 중이다.

암울한 상황을 보고 있자니 위기감이 엄습한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힘들었던 2011년과 2012년의 ‘하우스 푸어’ 사태가 떠올랐다. 2009년부터 하락한 주택가격이 2012년에서야 바닥을 찍는 긴 시간동안 수많은 서민들이 대출이자에 허덕였다. 경매낙찰가 이하로 주택가격이 하락했으며, 투자목적으로 내 집을 마련한 사람들에게 원금손실과 대출이자라는 두 가지 고통을 안겼다.

작금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주택가격 변동사이클이 ‘상승은 짧아지고 하락은 길어지는’ 추세에서, 이제 하락의 초입이라는 점이 고통스럽다. 대세 하락의 서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