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동일본 대지진 후 비구조체 내진기준 강화”
“日, 동일본 대지진 후 비구조체 내진기준 강화”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8.11.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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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구조안전의 날 초청강연, 일본 시바타 아키히코 아즈사설계 전무 “내진설계 관계자 협업 필수···구조전문가 역할 핵심”

▲일본 아즈사설계 시바타 아키히코 전무가 14일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9회 구조안전의 날' 행사에 참여해 일본의 비구조요소 내진설계 현황'을 설명했다.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일본의 내진설계 대상이 구조체 뿐 아니라 비구조체로 확대됐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르게 지적하는 건설산업 종사자는 없습니다.”

포항지진 발생 1년을 하루 앞둔 14일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9회 구조안전의 날’ 행사에 참여한 시바타 아키히코 아즈사설계 전무는 일본 건설업계의 변화된 내진설계 인식을 전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베지진, 동일본대지진 등 일본 건설업계가 얻은 교훈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비구조체 파괴 등과 같이 새롭게 드러난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시바타 아즈사설계 전무는 “1981년 내진 관련 신(新)기준을 도입한 이래 기둥·보 등과 같은 구조체의 안전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천장 마감재 등 비구조체 관련 내진대책은 충분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입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자료를 통해 2011년 동일본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피해 사례를 제시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구조체의 손상 없이 천장 마감재·배관 등 비구조체가 파괴된 공통점이 나타났다. 이 문제로 인해 대피 통로가 사라져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시바타 전무는 지적했다.

이후 일본 건축구조전문가단체(JSCA, Japan Structural Consultants Association)는 2012년 6월에 ‘동일본대지진이 주는 교훈‘과 2016년 6월에 ’비구조체의 안전성 확보 방안‘을 각각 제언했다. 특히 2016년 이후에는 건축구조기술자만으로는 비구조체 설계 시 한계가 있다고 판단, 유관 단체들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시바타 전무는 “지진 피해를 파악한 이후 지금까지 건축설계자가 맡고 있던 천장 설계를 구조설계자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강조했다. 마감재를 고정하기 위한 클립(Clip), 행거(Hanger), 브레이스(Brace) 용접부가 지진에너지를 이기지 못하고 파손돼 일어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구조전문가의 움직임에 일본 내진기준도 2014년 4월 개정됐다.

당초 일본의 내진기준인 1.0 G(중력가속도)가 2.2G로 상향조정되고, 명확한 기준이 없던 천장과 벽도 6센티미터(cm) 이격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또 클립 등에는 추가 고정장치를 사용해 응집력을 높이고, 지진에너지고 증폭되는 변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성변형‘ 설계로 내진기준을 개선했다.

그는 “내진기준을 강화했지만 이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JSCA는 구조설계자, 건축설계자, 설비설계자, 시공자 모두가 비구조체 설계에 참여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건축물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구조설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바타 전무는 "일본은 비구조체 설계에 있어서 구조설계자의 검토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가구를 고정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구조설계자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구조체의 안전을 검토하는 단계가 추가돼 구조설계자의 업무가 많아졌지만, 구조계산이 복잡한 만큼 충분한 조언을 제공하고,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공사 감리자, 시공자 등 건설업계가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나의 프로젝트를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며 "이해당사자간의 조화를 이룰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