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계 줄도산 위기
레미콘 업계 줄도산 위기
  • 강완협 기자
  • 승인 200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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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요구에 건설업체 ‘요지부동’

일부지역 중심으로 공급중단 초강수

 

계속된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최근 시멘트, 골재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레미콘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원자재가격 인상에 이어 경유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12%가량 늘었다. 실제로 올 들어서만 시멘트 가격이 톤당 6000원, 자갈값이 ㎥당 2500~3000원이나 올랐다.

 

그러나 건설사 납품가격은 업체들의 과열경쟁과 저가 수주로 수년째 정체돼 있어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레미콘 업체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업계는 현재와 같이 레미콘의 제조원가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상반기내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자 레미콘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관련업체의 부도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9개이던 부도업체 수는 2005년에 7개로 잠시 감소하는 듯 했으나, 2006년 16개로 다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전체 682개 업체 가운데 21개사가 부도를 맞았다. 부도율은 3.08%로 같은 기간 건설사 부도율의 4배 가량 높은 수치다.

 

현재 레미콘업계는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원가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건설공사의 품질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자재인 레미콘의 품질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설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레미콘 생산업체들을 중심으로 레미콘 가격 10% 인상안이 담긴 공문을 상위 300여개 건설사에 통보했다. 이를 실거래 가격에 반영할 경우 서울 중심권의 경우 ㎥당 5만600원에서 5만6800원, 서울 외곽권은 4만9400원에서 5만5500원이 된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최저가 낙찰제 확대시행과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상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 일부 지역의 레미콘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이뤄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레미콘 공급을 중단키로 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레미콘 생산업체들은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건설사들에 대한 레미콘 공급을 중단했고, 강원 원주지역의 레미콘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4일부터 사흘간 공급을 중단했다.

 

더욱이 가격인상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공급중단을 연장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지역에 산재해 있는 아파트, 도로 등 건설현장의 공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